8개월간의 수련을 돌이켜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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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몇 번이고 글을 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이제야 컴퓨터 앞에 앉게 되었다.

 

그런데 정작 앉고 나니 뭘 써야 할지 조금 막막한 기분이다. 워낙 오랜만에 글을 손에 잡아서일까, 이런저런 소재들이 떠오르기는 하는데 딱히 쓰고픈 마음이 들지 않거나 아직 쓰기에 애매한 것들뿐이다.

 

, 어차피 딱히 인지도가 있는 것도 아니니 오랜만에 신변잡기적인 글을 써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지도 모르겠다. 신변잡기라고 해 봤자 여자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니 어차피 나올 소재야 뻔한 것이겠지만 Who cares? 어차피 글빨도 오르지 않는 거, 걍 재활하는 기분으로 써보는 것도 나쁘진 않으리라.

 

그럼 어디부터 시작할까.... 그래, 간단하게 정리를 해 보는 게 좋겠다. 우선은 수련 기간을 되짚어 보는 게 먼저겠지.

 

분명 위대태껸을 접하고 수련하게 된 것이 작년 5월 즈음이었으니 약 8개월이라는 시간이 내가 위대태껸을 수련한 시간이었다. , 그 중 약 1개월 반 정도는 일주일에 한 번 나가는 수준이었으니 본격적으로 위대태껸에 입문해 수련하게 된 시간은 6개월 정도인 셈인데 그러고 보면 이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정말 많은 내적, 그리고 외적 변화가 내게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말하기 조금 거식하지만 나는 조금 이상한 인간이다. 툭 까놓고 말하자면 살짝 모자란 사람이라 해도 좋다. 무언가에 빠지기는 쉬운데 그것을 유지하기 어려워하고, 또 그 기준도 애매하기 그지없는데다 좀 아니다 싶으면 죽어도 그걸 하기 싫어한다. 아마 전형적인 근성 없는 인간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게으르기는 얼마나 게으른지, 움직이기는 또 그렇게 싫어해서 살만 뒤룩뒤룩 쪘으니 이건 뭐, 어디다 써먹어야 좋을지 모를 인종의 표상이었다고 보아도 좋았다.

 

하지만 5월달에 있었던 한 우연한 만남 이후, 지금에 들어서 나는 상당히 바뀌었다. 청개구리같은 마인드야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함이 없는 것 같지만 적어도 운동에 대한 즐거움만큼은 확실하게 깨우쳤으며, 꾸준함이란 없던 내 삶에 있어 처음으로 그런 마음을 가지게 만든 대상이 생겨나게 되는 대사건이 벌어졌다. 아마 앞으로의 내 삶에 있어 이런 일이 얼마나 있을까도 싶은데, 이 자리를 빌려 평생을 함께하고픈 것을 접할 기회를 준 공현욱 사범님과 김종원 사범님 두 분께 크나큰 감사를 표한다.

 

그럼,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고. 다음은 근래의 수련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는 게 좋을 듯한데, 결과부터 말하자면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아직 손질도, 발질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택견 수련에 있어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품밟기(스텝)도 여전히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내가 처음 택견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와 비교하면 몰라볼 정도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 수련한지 8개월이나 되었는데 발전이 없다면 오히려 문제가 있는 거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단언컨대 나는 몸을 움직이는 데 그닥 재능이 없는 인간인지라 이런 소소한 변화야말로 내게 있어선 크나큰 진보라고 할 수 있는 종류의 일일 터다.

 

개인적으로 근래 얻어낸 작은 성취가 있다면 손질을 할 때 허리를 회전시키며 동시에 견갑골을 집어넣는 감각을 애매하게나마 잡았다는 것이다. 골반이 풀리질 않아 허리가 잘 돌지 않았고, 견갑을 집어넣는다는 개념 자체가 워낙 생소해 뜬구름 잡는 심정으로 자세만 연습해 왔는데 웬걸. 지금껏 안 나오던 타격이 조금씩 붙는 걸 보니 기분이 좋다. 물론 그와 동시에 숙제도 한가득 떠안았는데(다리가 따라 들어오지 못하고, 지나치게 앞으로 몸이 나가는 등) 그 숙제가 결국 모두 품밟기로 귀결되니 다시 한 번 품밟기의 위대함(...)이 실감된다. 괜히 송덕기 할아버님께서 품밟기만 3년 해야 택견을 하는 시늉이라도 낼 수 있다고 하신 게 아닌 듯싶다.

 

결국 원론적인 말이지만 지금 내가 해야 하는 것은 천천히, 조바심을 내지 않고 차근차근 기초를 쌓아가는 것일 터이다. 겉만 번지르르한 모래 위의 누각이 되기보다는 보기에는 초라하더라도 천년의 반석 위에 새워진 초가집이 되는 것이 마땅한 목표일 것이며, 뱁새는 될지언정 황새는 될 수 없는 사람인 나로썬 무리하게 황새의 걸음에 맞추다 가랑이가 찢어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뱁새는 뱁새 나름의 페이스가 있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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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근래에 위대태껸 수련생들끼리 풀 컨택트 대련을 했었는데 대만족이었다. 한 판도 따내지 못했지만 애초에 이러한 대련도 처음 해 본 거고, 거기에 이런저런 교훈들도 얻을 수 있었으니 충분히 수지맞은 장사다. ..., 물론 덕분에 왼쪽 발목이 상태가 메롱해지기는 했는데 그 정도야 수업료라고 칠 수 있는 수준이다.

 

개인적으로 다음 대련이 매우 기다려진다. 마지막으로 첨언하자면, 다음엔 뒤통수를 발로 얻어맞고 넉아웃 되는 일은 없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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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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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큰타
2017.02.28
지금 1년이 가까이 오는 동안, 자세가 초반에 비해 많이 안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노력한 것처럼 삶에도 발전과 삶의 질에도 태껸이 좋은 영향과 활력을 가져왔으면 합니다. ^^ 그 동안의 노력이 변화가 없지 않았다는 것은 헛수고한게 아니라는 긍정적인 부분이니까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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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큰타
2017.02.28
추가로 상대와 움직일 때, 완전 일직선 상에 옆으로 서는 경우(상대는 ▷ vs -- )는 거리가 가까운 상태에서 보면 나의 뒷부분이 사각으로 되어 상대의 공격이 보이지 않은 수 있으니 좋은 경험으로 가져가면 됩니다. 그래서 일부러 눈 근처 커팅 노리고 치는 경우도 비슷한 케이스가 될 수도 있고요.

첫째로 안전이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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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끗차이
2017.03.06
마음을 쏟아서 무언가를 해본다는건 정말 멋진 일이지요. 동현씨 스스로 변화를 느끼고 그것에서 기쁨을 느낀다니 글을 읽으면서 미소가 지어집니다. 좋은 책을 읽고 나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듯이, 좋은 운동을 하면 삶을 사는 태도가 달라지는거 같아요. 앞으로의 수련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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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큰타
2019.03.22

다시보니 재밌게 잘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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